8년 전 박근혜 퇴진투쟁 당시 시민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어 조끼도 벗고 깃발도 내리라고 했던 민주노총이었으나, 2025년 1월 한남대로를 찾은 시민들은 전과 달리 민주노총을 연호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이들은 발언에 앞서 “투쟁!”으로 인사를 건넸다. “(윤석열 퇴진 뒤) 여러분이 지지하는 정당이 정권을 잡아도 민주노총은 데모를 하고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았거나 노동자・국민이 주인되는 세상이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던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의 발언도 SNS에서 널리 회자됐다.
2025년 1월4일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한강진역 인근에 모여 함께 행진으로 집회장소에 모였다. 한남대로를 점거한 민주노총과 시민들의 노숙투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노총과 비상행동은 노숙투쟁을 하루 더 연장했다.
민주노총과 시민들의 밤샘투쟁이 지속되는 동안 전국 각지의 시민 물품후원에 이어 집회장소 인근 일신빌딩과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시민들에게 화장실과 쉼터 등을 개방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를 비롯해 다양한 시민들이 후원한 난방버스 수 대도 도착해 밤샘투쟁에 지친 시민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전날 밤새 내린 폭설로 한남동 일대는 강추위를 맞았다. 집회 장소를 지키는 시민들은 은박담요를 덮고 추위를 견뎠고 지속적으로 도착하는 방한용품과 음식을 나누고 화장실 등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자원봉사단도 운영됐다.
한남대롤를 지킨 노동자・시민들은 눈을 맞으며 2025년 1월5일 아침을 맞았다. 시민들과 함께 자리를 지킨 정혜경 진보당 의원을 비롯해 은박담요를 두른 사람들의 모습에 ‘키세스 요정’이란 별명이 붙었다.
2024년 12월7일 여의도에서 길을 연 민주노총은 2025년 1월3일 한남대로를 열어 한남동 투쟁의 길을 열었다. 집회 대오가 늘어나자 4일 오후 두 번에 걸쳐 집회장소 확보를 위한 투쟁을 하기도 했다. 5일 오후에는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집회장소를 확보했다. 민주노총 대형 깃발을 앞세우고 산별노조 깃발이 뒤를 따랐고 시민들이 직접 일어서 한남대로 전차선을 점령했다.
시민들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따라 일사분란하게 대로를 점거했다. 앞선 4일 민주노총의 한남대로 점거를 두고 SNS상에서는 ‘이제는 우리와 함께해요’라는 요청이 돌기도 했다.
민주노총이 기획하고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과 시민들이 함께한 3박4일 한남동 윤석열 체포 노숙투쟁은 2025년 1월6일 오후 2시 열린 긴급행동 집회로 마무리됐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마지막 발언자로 나서 “처음 투쟁을 시작할 때 시민들이 달려와 줄 것을 믿었고 믿음은 현실이 됐다. 3박4일간 동지가 된 우리는 깨지지 않는 연대로 나아갈 것”이란 말로 ‘한남동 대첩’에 함께한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