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3박4일
시민과 함께 지킨 한남동
공수처가 윤석열 체포에 실패하고 돌아선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치열한 체포・구속 투쟁에 돌입했다. “식민지배 철폐에 나섰던 독립군의 심정으로, 독재 멈추기에 나섰던 시민군의 심정”으로 투쟁을 결의하고 집회신고가 된 한남대로에 눌러 앉았다. SNS에서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남태령 대첩을 이어가겠다’ ‘남태령에서 진 빚을 갚겠다’라며 한남대로에 모여들었다. 또 전국 각지에서 민주노총과 시민들을 후원하기 위한 각종 음식과 물품이 한남대로에 도착했다. 경찰과 공수처는 하루 전날, 대통령 경호처의 저항에 부딪혀 윤석열을 체포하지 못했다. 경호처 인원이 500여 명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과 공수처는 달랑 150명을 동원해 관저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고 구속하라”고 외치며 대통령 관저 방향으로 길을 열기 위한 행진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민주노총 조합원 2명(금속노조, 서비스연맹)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 더욱이 연행된 조합원 중 한 명이 경찰 무전기를 빼앗아 머리를 가격해 경찰이 뇌사상태에 빠졌다는 근거 없는 헛소문이 돌았다. 극우세력과 경찰은 이날도 악의적으로 민주노총 집회를 폄하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퍼트렸다. 경찰은 은평경찰서에 수감된 두 조합원 석방을 촉구하며 은평시민들이 자발적인 은평경찰서 항의투쟁을 벌이자 이에 기겁한 듯 두 조합원을 마포경찰서로 이송수감, 조사했다. 이번에도 민주노총의 부름에 시민들이 응답했다. 민주노총의 노숙투쟁은 2025년 1월4일 낮에도 이어졌다. 범시민행동에 이어 노숙투쟁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는 시민 자유발언과 문화노동자들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투쟁 내내 시민 자유발언은 긴 줄을 유지했다. 정해진 인원수를 넘어가는 경우 다음날을 기약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자유발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 정체성’을 드러냈다. 퀴어, 페미니스트, 여성 등 그간 한국사회에서 소수자로 취급됐던 사람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며 윤석열 체포・구속 노숙투쟁에 함께했다. 더 많은 시민들이 한남대로를 찾아 집회공간이 부족해지자 민주노총은 2025년 1월4일 오후 다시 한번 길을 열기 위한 투쟁에 돌입했다. 애초 전날부터 집회를 이어왔던 공간은 민주노총이 집회 신고를 냈던 장소보다 협소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신고된 집회공간을 보장하라”고 외쳤고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차 빼라”를 연호했다. 민주노총과 시민들은 한남대로 전 차선을 점령했다. 한남대교에서 서울 시내로 들어오는 길도 끊겼다. 신고된 집회를 보장하지 않는 경찰 권력에 노동자・시민이 나아가야 할 길을 행동으로 보여준 집회장소 확보 투쟁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시민을 막아선 경찰 대오에 비해 윤석열을 비호하는 극우세력을 막아선 경찰의 수는 지나치게 적어 눈총을 받았다. 경찰이 2025년 1월4일 한남동 집회 중 민주노총 조합원 2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한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마포경찰서를 찾아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고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행된 조합원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하청지회 조합원과 서비스연맹 학비노조 소속 급식노동자다. 두 조합원은 밤새 은평경찰서에 수감됐다 이날 오전 마포경찰서로 이감됐다. 민주노총과 진보정당, 시민들은 두 조합원이 연행된 순간부터 밤새 은평경찰서 앞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난 오후 1시경 두 조합원이 석방됐다. 이들은 마포경찰서 앞에서 ‘민주노총은 할일을 했다. 이제 공수처도 일을 해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2024년 12월7일 여의도에서 길을 연 민주노총은 2025년 1월3일 한남대로를 열어 한남동 투쟁의 길을 열었다. 집회 대오가 늘어나자 4일 오후 두 번에 걸쳐 집회장소 확보를 위한 투쟁을 하기도 했다. 5일 오후에는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집회장소를 확보했다. 민주노총 대형 깃발을 앞세우고 산별노조 깃발이 뒤를 따랐고 시민들이 직접 일어서 한남대로 전차선을 점령했다. 시민들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따라 일사분란하게 대로를 점거했다. 앞선 4일 민주노총의 한남대로 점거를 두고 SNS상에서는 ‘이제는 우리와 함께해요’라는 요청이 돌기도 했다.
민주노총
게시일 2025.07.01